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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및 분쟁사례 > 생명·상해보험


계약체결전 보험사고의 확정으로 인한 계약무효여부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9. 1. 선고 2003가합45330 판결)

 

 

 

 

 

판결요지

 

 

 

□ 보험계약 체결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이 예견되는 경우에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 보험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이를 숨기고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보험계약의 선의성과 윤리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보험집단 구성원 사이에 위험의 동질성에 반하는 것으로서 상법 제644조에 따라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무효의 보험계약이거나 법률행위의 중심목적인 권리 의무의 내용이 사회적 타당성 결여한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피보험자가 이미 장해등급 분류표 제1급에 정해진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때에 해당하는 장해상태’에 있었거나, 제1급 장해진단을 받을 것이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경우(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로서, 계약자가 위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그와 같은 장해를 보험사고로 정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은 무효이다.

 

 

 

서 울 중 앙 지 방 법 원

 

제 23 민 사 부

 

판     결

 

 

 

            2003가합45330 보험금

 

            윤○○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윤□□, 모 정○○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

 

            ○○생명보험 주식회사

 

               대표이사 배○○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

 

변 론 종 결    2004. 8. 18.

 

판 결 선 고    2004. 9. 1.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① 금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4. 14.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따라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② 별지목록기재의 금원을 매년 4. 14. 지급하되, 위 금원지급을 지체할 시에는 지체된 금원에 대하여, 그 지체일 다음날부터 갚는 때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가산하여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서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9, 10호증, 을 제11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인정된다.

 

 

 

가. 보험계약의 체결 등

 

 

 

원고의 어머니인 소외 정○○은 1999. 6. 24. 피고와의 사이에서 주피보험자 및 상해시 수익자를 원고로, 보험기간을 1999. 6. 25.부터 2019. 6. 25.까지 20년으로, 보험료를 10년동안 월 금27,800원(= 주계약: 금25,300원 + 재해골절특약: 금2,500원)으로, 주계약상의 보험가입금액 금10,000,000원, 재해골절특약상의 보험가입금액을 금10,000,000원으로 각 정하여, 환급형 꿈나무 사랑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1999. 6. 25. 제1회 보험료 금27,800원을 피고에게 납부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약관의 내용

 

 

 

이 사건 보험계약 중 주계약에 관한 보험약관(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보험금 지급사유(제10조)

 

 

 

(가) 장해치료비 :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별표3에서 정하는 장해등급분류표(이하 ‘장해분류표’라 한다) 중 제1급의 장해상태 또는 별표2 재해분류표에서 정하는 재해로 인하여 장해분류표 중 제2급~제6급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장해등급 제1급은 금 10,000,000원, 장해등급 제2급은 금8,000,000원, 장해등급 제3급은 금6,000,000원, 장해등급 제4급은 금4,000,000원, 장해등급 제5급은 금2,000,000원, 장해등급 제6급은 금1,000,000원을 장해치료비로서 지급한다(약관 제10조 제1항 제3호).

 

 

 

(나) 특수교육비 :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제1급의 장해상태 또는 재해로 인하여 장해분류표 중 제2급~제6급 장해상태가 되고, 매년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해당일에 살아 있을 때, 매년 장해등급 제1급은 금10,000,000원씩, 장해등급 제2급은 금8,000,000원씩, 장해등급 제3급은 금6,000,000원씩, 장해등급 제4급은 금4,000,000원, 장해등급 제5급은 금2,000,000원씩, 장해등급 제6급은 금1,000,000원씩을, 특수치료비로서 보험기간 중 지급한다(약관 제10조 제1항 제4호).

 

 

 

(2) 장해등급분류 해설

 

 

 

장해분류표상 제1급 제3항으로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바, 이 사건 보험약관의 <장해 등급 분류 해설>에 의하면, 그 구체적인 용의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가) 장해: 재해로 인한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하여 충분한 치료를 하였으나,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증상이 고정되어 신체에 남아 있는 영구적인 정신 또는 육체의 훼손 상태를 의미한다.

 

 

 

(나) 일상생활 기본동작: ① 이동동작, ② 음식물 섭취동작, ③ 옷 입고 벗기 동작, ④ 배변, 배뇨 또는 그 뒷 처리, ⑤ 목욕

 

 

 

(다) 항상 간호: 생명유지를 위한 일상생활의 기본동작 중 ① 이동동작 제한을 포함하고, ② 음식물 섭취동작, ③ 옷 입고 벗기 동작, ④ 배변, 배뇨 또는 그 뒷 처리, ⑤ 목욕의 항목 중 2개 이상이 제한되거나 치매 또는 정신 질환 등으로 인하여 항상 타인의 수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를 말하며, 이동동작 제한의 정도는 침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다. 원고의 자폐증 진단과 피고의 보험금지급거절 등

 

 

 

(1) 피보험자인 원고는 2003. 4. 14.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자폐증(국제질병분류번호F840) 진단을 받았고, 이에 원고 및 그 법정대리인인 정○○ 등은 같은 날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2)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자인 정○○이 고지의무사항인 피보험자인 원고의 과거의 건강상태, 즉 자폐증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3. 5. 26.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정○○ 등으로부터 그 동안 지급받은 보험료 합계 금1,314,761원을 반환하는 등 이 사건 보험계약을 무효처리하였다.

 

 

 

2. 주장과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피보험자인 원고가 2003. 4. 14. △△대학교병원에서 자폐증(국제질병분류번호F840) 진단을 받은 사실, 이 사건 보험약관은 보험자인 피고는 피보험자가 장해분류표상 제1급 제3항 소정의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경우’에는 장해치료비, 특수치료비 등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2) 또한,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대학교 병원이 작성한 원고의 상태에 관한 심리학적 검사보고서(을 제1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03. 3. 20. 당시(당시 만 7세 3개월 가량) 다음과 같이 의사소통능력을 비롯하여 제반 발달이 심하게 지체되어 있고,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의사소통능력 등에 관한 특수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1) VMI(시각­운동 협응 능력): 시각­운동 협응 능력의 발달이 4세 1개월 수준으로 원고의 실제연령에 비하여 매우 지체되어 있는 바, 뇌기능 장애가 시사된다.

 

 

 

2) SMS(사회성숙도): 사회연령은 2세 8개월{SQ(spiritual quotient, 의미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 창조적 지능을 측정하는 지수)= 36)}로서 원고의 사회적응행동의 발달은 실제연령에 비하여 4년 7개월 가량 극심하게 지체되어 있다.

 

각 영역별로 볼 때, 가장 극심하게 지체되어 있는 영역은 ① 의사소통능력과 사회화능력으로서 1세 4개월 미만의 발달수준을 나타냄, ‘이리 오라면 오고, 저리 가라면 가라’는 간단한 지시는 따를 수 있으나, 원고의 기분에 따라 불규칙하며, 의미 있는 말소리를 내지 못하고 언어적인 의사표현을 전혀 하지 못함, 또래 아이들과 한자리에 싸우지 않고 있기는 하나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여기 저기 돌아다니기만 함.

 

② 혼자가 식사하는 능력(self­helping­eating)은 물이 먹고 싶을 때 직접 물을 따라 마실 수 있으나, 젓가락질은 하지 못하고, 포크만을 사용하여 음식을 먹는 2세 4개월 수준임.

 

③ 이동능력은 2세 8개월 수준으로서 실제 연령에 비해 혼자서 층계를 오르내릴 수 있지만, 가까운 이웃집에 혼자 놀러 가지 못함.

 

④ 작업능력은 가위로 종이나 천을 자를 수는 있으나, 모양대로 자르지는 못하고, 세발자전거도 잘 타지 못하는 2세 11개월 수준을 나타냄, fine motor(작은 근육 운동)과 gross motor(큰 근육 운동)의 발달이 상당히 미숙한 상태임.

 

⑤ 일반적인 자조 능력은 3세 2개월 수준으로 혼자서 대소변을 볼 수 있으나, 시계를 보고 시간을 알지는 못하여 실제연령에 비하여 4년 가량 지체되어 있음.

 

⑥ 가장 나은 발달을 보이는 능력은 혼자서 옷 입는 능력(self­helping-dressing)인데, 혼자서 옷을 입을 수는 있지만, 앞뒤 구분을 잘 하지 못하며, 젖은 수건으로 잘 닦지 못하고, 아무데나 문지르는 상태로 3세 7개월의 발달 수준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발달 양상이 매우 불규칙하다.

 

 

 

3) K­CARS(자폐증평정척도): 전체점수 45점으로서 자폐 장애 진단 분할점(cut­off score 28점)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나) △△대학교 병원은 2003. 4. 14. 위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원고의 병력을 ‘Autistic Disorder(자폐증)’으로 진단하고, ‘또래와의 상호작용의 결여 및 언어발달미흡을 이유로 2003. 1. 본원 방문하였으며, 2003. 3.에 시행한 평가상 시각­운동 협응 능력 발달이 4세 1개월 수준, 사회성숙도 검사상 사회연령 2세 8개월 수준(SQ=36 수준), 자폐증 평정척도 상 전체점수 45점으로 자폐증 장애를 만족하는 소견을 보이고 있음, 향후 부정기간 외래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는 취지의 향후치료의견이 포함된 진단서(을 제1호증의 1)를 발행하였다.

 

 

 

(다)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대학교병원 의무기록지와 심리학적 검사보고서에서 나타난 결과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의 현재 상태는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정신 질환 등으로 인하여 항상 타인의 수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 즉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3)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소아기 자폐증의 전제적인 경과는 일생 동안 장애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일생동안 다른 사람의 감독을 받거나 수용시설에서 지내야 하고, 일부의 경우에는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을 보이기도 하지만 교육과 치료에 의한 자폐증의 호전가능성은 극히 적은 점(자폐증 환자 중 1 내지 2 퍼센트만이 정상적인 수준까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의학적 통계이다) 등 위 기초사실과 인정사실에서 나타나는 원고의 상태는 이 사건 장해등급분류표상 제1급인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정신 질환 등으로 인하여 항상 타인의 수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를 받아야 할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보험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과 이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보험계약 무효의 항변

 

 

 

피고는, 원고의 위 장해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발생하였거나

 

향후 장애가 발생할 개연성이 극히 높은 경우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정○○이 이와 같은 사실을 숨기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던 바, 이는 보험사고 발생 후에 체결된 보험계약으로서 무효라고 항변한다.

 

 

 

(2)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호증의 1 내지 4,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3, 을제5, 6호증, 을 제8호증, 을 제11호증, 을 제 12호증의 1 내지 4,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갓난아기 때부터 주위의 소리 등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눈빛이 흐릿하고, 부모 등과도 눈맞춤이 전혀 되지 않으며, 집안의 가구 등에 이상할 정도로 계속 기어 올라가는 등 부적절한 증상을 보여 왔다.

 

 

 

(나) 이에 원고의 어머니인 정○○은 1998. 5. 11.경 당시 생후 약 27개월 된 원고를 ○○시 ○○○동 소재 ○소아과에서 진료받았던 바, 위 병원은 원고의 상병을 소아 자폐증(R/O infantile autism)으로 보고, 2차 진료를 의뢰하였고, 1998. 5. 12. 원고를 진료한 △△병원은 원고의 병명을 ‘언어장애 및 정신지체’로 보고 있다.

 

 

 

(다) ○○성모병원은 1998. 6. 1. 원고(당시 약 2세 5개월 가량)를 진료한 결과, 원고의 상태는 gross motor development(큰 근육 운동 발달) 25개월 수준, fine motor development(작은 근육 운동 발달) 21개월 수준, 지각연령 22개월 수준, 수용언어능력 13개월 수준, 표현언어능력 10.5개월 수준, 사회성 연령 11개월 수준, 독립성 연령 19개월 수준이었고, 원고의 병명을 ‘전반적 발달지연’으로 보았으며, 원고는 그 어머니인 정○○과 함께 위 병원에서 1998. 11. 8.까지 발달지체로 재활치료(보호자를 통한 발성, 행동의 수정)를 받는 등 1999. 4. 13.경까지 위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라)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인 2000. 1. 17.(당시 4세 가량) □□대병원에 가서 심리평가 등의 검사를 받았던바, 위 병원은 원고의 병명을 ‘발달성언어장애’로 보면서, 지속적인 특수교육 및 개별인지교육, 언어치료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향후치료소견을 제시하였고, 또한 위 병원의 심리평가결과(2000. 4. 21. 검사)에 의하면, 원고는 사회성연령은 2세 6개월에서 9개월 수준으로 사회성숙도 지수는 SQ 60 정도이고, 대인 관계능력 등은 더욱 떨어져 1세에서 1세 6개월 수준으로서, 다른 아동들과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 노는 등 언어 지체와 낮은 지적 능력이 발달지체의 주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언어평가결과(2000. 1. 22. 검사)에 의하면, 언어 이해, 표현능력은 약 9개월에서 12개월 수준으로서 생활연령에 비하여 약 3세 정도 지체되어 있는 등 발달성 언어지체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마) □□대병원은 2000. 7. 12. 장애인복지법의 규정에 따라 원고의 장애 명을 ‘자폐 장애’로, 장애부위를 ‘대뇌’로, 장애 정도로 ‘중등도’로, 장대등급을 ‘정신장애 2급’으로, 진단의사의 소견을 ‘사회성연령 2세 6개월에서 2세 9개월 수준으로 SQ 60 정도이며, 인지기능은 경도 정신지체 수준이며, 지속적인 특수교육 및 보호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장애진단서를 발행하였고, 같은 날 용인시 ○○○2동장은 원고에게 대하여 발달장애 제1급의 장애인증명서를 발행하여 주었다.

 

 

 

(바)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자폐 아동의 증상은 유아기 때부터 인지, 언어, 사회의 측면에서 조금씩 발견되기 시작하며 증상의 양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저하게 나타나며, 보통 3세 정도에는 자폐 진단이 가능한데, 원고는 생후 17개월 또는 그 이전에 이미 발달의 이상이 인지된 것으로 되어 있다.

 

 

 

(사) 한편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을 제8호증)에는 고지의무 사항으로 “현재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거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증상이 있습니까?”, “신체장애, 신체적인 결손이나 기능의 이상이 있습니까?”, “최근 5년 이내에 뇌 등 신체부위의 병이나 증상으로 7일 이상 계속 치료 입원하였거나 또는 수술, 정밀검사(심전도, X선, 종합건강진단 등)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기재되어 있었는데, 정○○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청약서의 각 “아니다” 난에 표시한 후, 자필 서명하였다.

 

 

 

(3) 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보험계약은 장래의 불확실한 보험사고 발생 여부에 보험자의 책임이 의존하는 사행계약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험집단 구성원 사이에 대수의 법칙에 의하여 보험료율을 정하여 우연한 보험사고의 발생에 대비하는 것이므로, 보험집단 구성원 개개인에 대하여는 장래에 보험사고가 발생할 것인지 여부가 불확실하여야함을 그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의 효과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644조는 사고 발생의 우연성을 전제로 하는 보험계약의 본질상 이미 발생이 확정된 보험사고에 대한 보험계약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에서 보험계약 당시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그 보험계약을 무효로 하되, 다만 보험사고의 주관적 확정의 효과에 관련하여, 보험계약자, 보험자 또는 피보험자가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유효로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보험계약 체결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이 예견되는 경우에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 보험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이를 숨기고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보험계약의 선의성과 윤리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보험집단 구성원 사이에 위험의 동질성에 반하는 것으로서 상법 제644조에 따라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무효의 보험계약이거나 법률행위의 중심목적인 권리 의무의 내용이 사회적 타당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나타나는 원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당시의 장해의 증상과 정도, 나이나 그 이후의 치료경과, 원고의 어머니인 정○○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원고와 함께 재활치료, 심리치료 등을 받아 온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이전에 이미 장해등급분류표 제1급에 정해진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때에 해당하는 장해상태’에 있었거나 자폐증으로 제1급 장해진단을 받을 것이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 또한 원고의 어머니인 정○○은 원고에게 이미 위와 같이 장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바로 그와 같은 장해를 보험사고로 정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보험사고의 주관적 확정)고 할 것이다.

 

 

 

(다) 결국 이 사건 보험계약은(사기계약 여부를 논할 필요도 없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또는 보험사고의 발생이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경우에 해당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내세우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4) 보험계약 취소의 예비적 항변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요지

 

 

 

피고는, 가사 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보험계약자인 정○○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원고에게 자폐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이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사기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였다고 항변한다.

 

 

 

(나) 위 항변에 대한 판단

 

 

 

1)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약관 제16조는 ‘보험자인 피고는 책임개시일로부터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2년 이상 지났을 때에는 민법 제110조(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에 의한 취소권을 행사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대리진단, 약물복용을 수단으로 진단절차를 통과하거나 진단서 위, 변조 또는 청약일 이전에 암 또는 에이즈의 진단확정을 받은 후 이를 숨기고 가입하는 등 뚜렷한 사기의사에 의하여 계약이 성립되었음을 회사 증명하는 경우에는 책임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 5년 내인 2003. 7. 11.자 이 사건 답변서의 송달로서 민법 제110조에 따라, 보험계약지인 정○○의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보험계약을 취소한 사실은 기록상 및 역수상 명백하다.

 

 

 

2) 이러한 이 사건 보험약관규정과 앞서 본 사실관계에서 나타나는 원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의 장해의 증상과 정도, 나이나 그 이후의 치료경과, 원고의 어머니인 정○○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원고와 함께 재활치료, 심리치료 등을 받아 온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보험계약자이자 원고의 어머니인 정○○은 원고에게 이미 위와 같이 자폐 증상이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고의 내지는 뚜렷한 사기의사로 숨기고, 객관적으로 피고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에 대하여, 피고를 기망하여 그와 같은 장해를 보험사고로 정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은 가사 무효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피고의 취소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답변서의 송달로서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도 이유 있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보험계약은 무효이거나 이미 취소되어 더 이상 그 효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고 있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별 지 목 록

 

 


 

 

년도

 

금액

 

2003. 4. 14.

 

1,000만원

 

2004. 4. 14.

 

1,000만원

 

2005. 4. 14.

 

1,000만원

 

2006. 4. 14.

 

1,000만원

 

2007. 4. 14.

 

1,000만원

 

2008. 4. 14.

 

1,000만원

 

2009. 4. 14.

 

1,000만원

 

2010. 4. 14.

 

1,000만원

 

2011. 4. 14.

 

1,000만원

 

2012. 4. 14.

 

1,000만원

 

2013. 4. 14.

 

1,000만원

 

2014. 4. 14.

 

1,000만원

 

2015. 4. 14.

 

1,000만원

 

2016. 4. 14.

 

1,000만원

 

2017. 4. 14.

 

1,000만원

 

2018. 4. 14.

 

1,000만원

 

2019. 4. 14.

 

1,000만원

 


 

번호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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