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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및 분쟁사례 > 배상책임보험

제조물 결함의 입증책임

사건사고 2019.06.21 14:40 조회 수 : 631

대법원 2000. 7. 28. 선고 98다35525 판결 [구상금]



【판시사항】

[1] 지하주차장에 주차해 둔 차량의 운전석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여 차량이 전소한 경우, 차량의 결함부위 및 내용이 특정되지 아니하였고 차량의 외부에서 발화하여 그 내부로 인화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차량의 제조상의 결함(하자)으로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2] 제조물의 상품적합성 결여로 인하여 제조물 자체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제조물책임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지하주차장에 주차해 둔 차량의 운전석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여 차량이 전소한 경우, 차량의 결함부위 및 내용이 특정되지 아니하였고 차량의 외부에서 발화하여 그 내부로 인화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차량의 제조상의 결함(하자)으로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2] 제조물책임이란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신체나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제조업자 등에게 지우는 손해배상책임이고, 제조물에 상품적합성이 결여되어 제조물 그 자체에 발생한 손해는 제조물책임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하자담보책임으로서 그 배상을 구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580조 , 제750조 / [2] 민법 제580조 , 제750조


【참조판례】

[2]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18139 판결(공1993상, 224), 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26593 판결(공1999상, 434)

【원고,피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황주명 외 4인)

【피고,상고인】
쌍용자동차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나라종합 담당변호사 이종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6. 16. 선고 97나1226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가 1992. 4. 18. 박@동과 사이에 그 소유인 서울 4흐0000호 코란도 훼밀리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화재 등으로 인하여 피보험자동차에 직접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고가 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보험금액 금 15,500,000원, 보험기간 1992. 4. 18.부터 1993. 4. 18.)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차량은 1993. 4. 8. 21:40경 박@동의 아들 박노승이 서울 중구 신당2동 414의 12 소재 동명빌딩 지하주차장에 이를 주차시켜 두었는데 같은 날 23:50경 운전석 쪽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되었고, 이에 원고는 1993. 6. 1. 박@동에게 보험금 1,545만 원을 지급한 사실,

이 사건 차량은 1992. 11. 10. 피고 회사에서 출고되어 같은 달 13일 박@동이 피고 회사로부터 매수한 것인데, 1992년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피고 회사의 성동지점에서 2차에 걸쳐 그 엔진의 이상 징후에 관한 점검을 받았고, 1992년 12월 중순 피고 회사의 정비공장에서 접촉사고로 인하여 파손된 좌측 휀다와 문짝을 수리 내지 교환하였으며, 그 이후 엔진에서의 소음과 진동이 계속되어 1993. 3. 3. 위 정비공장에서 교류발전기를 지지·고정하는 주변의 기기와 에어컨 고압호스를 교환하는 보증수리를 받았고, 1993. 3. 24. 위 정비공장에서 밧데리의 완전방전으로 교류발전기 등을 교환하는 보증수리를 받은 사실,

위 화재는 이 사건 차량에서만 발생하였을 뿐 다른 곳에는 전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고 그 부근에 특별히 화재의 원인이 될만한 물건이 없었으며 위 화재중 이 사건 차량의 경음기가 계속하여 울린 사실,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기 약 30분 전에 25∼26세의 젊은 청년 2명이 지하주차장에 있었으나 그들의 소행 또는 외부로부터의 화력에 의하여 이 사건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차량은 이미 출고 당시부터 동력전달장치인 엔진 부위에 비정상적인 결함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외부의 화력이나 인화물질 또는 이 사건 차량의 소유·관리자인 박@동 등의 자의적인 행위나 실수에 의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따라서 위 화재는 이 사건 차량의 엔진부위 또는 이와 관련된 동력전달장치나 전기장치 등에 내재하여 있는 비정상적인 결함에 의하여 전기적 과부하가 발생하여 일어났을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제조상의 결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제조상의 과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발생한 화재로 말미암아 이 사건 차량이 전소되어 수리불능의 상태에 이름으로써 그 소유자인 박@동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 화재가 이 사건 차량의 제조상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하였고, 따라서 그 제조자인 피고는 제조물책임으로서 위 차량이 전소됨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차량이 운전석 쪽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되었음이 확인될 뿐이고 위 화재가 구체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어느 부위(부품)에서 발생하였는지 밝혀지지 아니하여 위 차량의 어디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특정되지 아니하였으며, 또한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화재 당시 및 그 이후 경찰의 수사단계에서 위 화재가 문이 잠긴 이 사건 차량의 운전석 쪽에서 발생하고 화재중 이 사건 차량의 경음기가 계속하여 울린 사실을 중시하여 이 사건 차량 내부의 배선 합선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였으나 이를 감정하지 아니하여 화재의 원인은 물론 어디에서 발화하였는지 및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손상되었는지 조차 밝혀지지 아니한 사실,

② 이 사건 차량의 전기회로는 엔진점화용 전기회로와 이와 독립하여 차량 내부의 시계, 라디오수신기, 전조등과 실내등 등에 전류를 공급하는 전기회로로 대별되고 그 전원은 12V의 축전지인데, 후자의 전기회로에는 그 작동시 최대 9.95A(전조등)의 전류가 흐르고 모든 전원스위치를 끈 때에는 시계와 라디오수신기에 5-7mA의 적은 전류만이 흐르며, 그 배선에는 3중의 피복이 입혀진 0.5-1.5AVS 전선이 사용되고 정격전류값 10-15A의 휴즈가 설치된 사실,

③ 엔진스위치가 꺼진 상태에서는 배선이 손상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나 휴즈의 정격전류값을 초과하는 전류가 흐를 수 있고 교류발전기도 작동하지 않아 그 배선에 전류가 흐를 여지가 없으며, 화재로 경음기의 배선이 융해되어 합선되는 경우에는 경음기가 울릴 수 있는 사실,

④ 위 박@동은 이 사건 차량을 구입한 이후 인테리어 작업을 하였고 이러한 작업에는 통상 전기배선의 추가 내지 변경이 수반하는 사실,

⑤ 이 사건 차량은 각종의 전원스위치가 꺼지고 문이 잠긴 상태로 주차되었고, 소외 김제신은 경찰의 수사단계에서 이 사건 차량에서 나는 경음기 소리를 듣고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그 실내에 연기가 자욱하였고 이 사건 차량의 운전석 앞 부분에서 약간의 불꽃이 보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과연 밀폐된 운전석 부위에서 발화한 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인화된 상태에서 지하주차장에 자욱할 정도의 연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들며, 따라서 위 화재가 이 사건 차량의 내부에서 발화한 것이 아니라 차량의 외부에서 발화하여 그 내부로 인화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사실,

⑥ 이 사건 차량이 주차된 곳은 도로에 인접한 지하주차장으로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지 않았으며,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낯선 청년 2명이 지하주차장에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실관계에 위 화재가 이 사건 차량이 매도된 때로부터 약 6개월이 경과한 이 후에 2시간여 동안 주차된 상태에서 발생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차량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전기배선 등에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객관적 성질·성능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었고 그러한 결함으로 인하여 위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제조물책임이란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신체나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제조업자 등에게 지우는 손해배상책임이고, 제조물에 상품적합성이 결여되어 제조물 그 자체에 발생한 손해는 제조물책임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26593 판결). 따라서 이 사건 화재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기배선 등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하였고 제조물책임에서의 결함과 하자담보책임에서의 하자는 그 책임 영역을 달리함에 따라 용어를 달리할 뿐 실질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차량 자체의 전소로 인한 손해만을 구하는 원고로서는 엄격하게는 매도인인 피고에 대하여 하자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화재가 이 사건 차량의 제조상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손지열
대법관 송진훈
주심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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