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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임차인으로부터 차량을 무상으로 빌려 운행한 자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한 ‘다른사람’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광주지법 목포지원 2004. 6. 4. 선고, 2003가합1408 판결)

 

 

 

 

 

판결요지

 

 

 

□ B가 A 소유 차량을 임차하여 C에게 운행을 허락한 후, C가 당해 차량을 애인에게 운전시키다가 사고가 발생하여 동승자인 C가 사망한 경우, 사고차량의 소유자인 A와 임차인 B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자기를 위하여 차량을 운행하는 자’들임은 명백하고, B로부터 사고차량을 무상으로 빌려 운행하였다면 C 역시 자기를 위하여 차량을 운행한 자로서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있는 경우로서 결국 A, B, C 모두 사고차량의 운행자라 할 것이며, C는 자신의 애인과 함께 오로지 자신을 위한 용도로 운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이고, 사고를 당한 C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A, B의 그것에 비하여 직접적이고 구체적이었다 할 것이므로 C는 A, B에 대하여는 자신이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을제4호증 내지 을제6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소외 주식회사 □□렌트카는 2002. 9. 30. 그의 소유의 충남○허○○호 차량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 주식회사 □□렌트카, 보험기간 2002. 9. 30.부터 2003. 7. 30.까지로 정하여 피보험자가 위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 피고가 이를 대신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영업용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자동차보험계약에 의하면 기명피보험자 및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관리 중인 자도 피보험자로 포함되어 있다.

 

 

 

나. 주식회사 □□렌트카는 2003. 5. 21. 소외 김○○에게 이 사건 차량을 기간을 2003. 6. 20.까지로 정하여 임대하였고, 위 김○○은 위 차량을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사용하였다.

 

 

 

다. 그런데 소외 황○○은 2003. 6. 26. 위 차량을 운전하여 소외 정○○과 함께 ○○으로 갔다가 다음날 06:50경 다시 위 차량을 운전하여 △△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구 ○동 소재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논산기점 45.5km 지점을 ○○ 방면에서 △△ 방면으로 2차로를 따라 시속 약 100킬로미터로 진행하다가 윈도우 브러쉬를 작동하던 중 핸들을 과다하게 돌려 위 차량이 도로 우측으로 미끄러져 도로 우측의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후 다시 위 차량 좌측 뒷부분으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바람에 뒷좌석에 타고 있던 정○○이 도로로 튕겨 나가 추락하여 그 충격으로 같은 날 10:00경 두개골 골절 등에 의한 중증뇌좌상 등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원고 강○○는 정○○의 처이고, 원고 정△△은 정○○의 딸이다.

 

 

 

마. 한편 김○○은 정○○과 호형호제하면서 지내는 사이로서 정○○이 황○○과 사귀는 사정도 알고 있었는바, 2003. 6. 26.경 정○○이 위 차량을 운행하려는 것을 허락하고 위 차량의 열쇠를 청주 소재 자신의 사무실에 두었고, 운전면허가 없는 정○○은 이를 가져가 자신을 만나러 온 황○○에게 건네주면서 위 차량을 운전하도록 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

 

 

 

원고들은, 주식회사 □□렌트카와 김○○은 이 사건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정○○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보험자인 피고에게 그 손해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정○○은 김○○과 동업자로서 김○○의 허락을 얻어 이 사건 차량을 황○○에게 운전시킨 것이므로 정○○은 피보험자와 사이에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피보험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피고 역시 그 손해의 보상책임이 없으며, 또 황○○은 이 사건 사고 당시 21세 미만이므로 운전자연령한정특약에 따라 면책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먼저 피고의 타인성 결여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말하는 ‘다른 사람’이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 및 당해 자동차의 운전자를 제외한 그 이외의 자’를 지칭하는 것인바, 위 차량의 소유자인 주식회사 □□렌트카와 위 차량을 임차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사용한 김○○이 자기를 위하여 위 차량을 운행하는 자들임은 명백하고, 위 인정과 같이 김○○으로부터 위 차량을 무상으로 빌려 운행한 이 사건에서는 정○○ 역시 자기를 위하여 위 차량을 운행한 자로서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있는 경우로서 결국 동인들이 모두 위 차량의 운행자라 할 것이다.

 

 

 

(2) 그리고, 동일한 자동차에 대하여 복수로 존재하는 운행자 중 1인이 당해 자동차의 사고로 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사고를 당한 그 운행자는 다른 운행자에 대하여 자신이 같은 법 제3조 소정의 타인임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사고를 당한 운행자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에 비하여 상대방의 그것이 보다 주도적이거나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어 상대방이 용이하게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자신이 타인임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라(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다51654 판결)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사고는 정○○이 자신의 애인인 황○○과 함께 오로지 자신을 위한 용도로 운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이고, 사고를 당한 정○○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주식회사 □□렌트카, 김○○의 그것에 비하여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므로, 정○○이 주식회사 □□렌트카, 김○○에 대하여는 자신이 타인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다.

 

 

 

(3) 결국 어느 모로 보나 정○○이 사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들인 주식회사 □□렌트카, 김○○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으므로, 피고의 보상 책임 역시 없다고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번호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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